노동계, 근로감독관 갑질 보고서 발간
“지난해 노동자 청원 10건 중 3건 근로감독 실시... 근로감독관 규정 위반 신고센터 운영 등 개선해야”
산업현장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노동계서 나왔다. 직무유기와 이를 방지할 장치가 마땅히 없다는 것.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독일의 정당 재단)의 지원을 받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제공 받은 고용노동부 통계, 직장갑질119 접수 제보 사례를 분석해 최근 발간해 낸 근로감독관 갑질 보고서에 따른 내용이다.
먼저 근로기준법 등 19개 관계법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은 사건 접수를 비롯해 사법경찰관으로서 조사 권한을 갖고 있다. 또 노동자가 익명으로 신고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건을 인지하면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사업장에 들어가 조사해 직접 행정벌을 내리거나 형사처벌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 근로감독관들의 늑장 대응 등 직무유기가 심각하다는 게 이들 노동계 지적이다. 노동자가 청원한 10건 중 3건(31.9%)만 근로감독을 실시해 2016년(69.2%)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게 근거다.
근로기준법을 보면 사업장의 노동자가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해 근로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근거를 두고 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을 봐도 근로감독관은 근로감독 청원이 접수돼 사업장 감독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불시에 근로감독을 나가 임금대장,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등의 열람, 사용자 및 노동자로부터 의견 청취 등 수시 감독을 실시할 수 있다.
노동계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는 근로감독 신청 건수가 2740건이었는데 실시 건수는 874건으로 31.9%에 불과했다. 10건 중 3건만 근로감독을 나갔다는 것이다. 2016년 69.2%, 2017년 74%, 2018년 70.8%였던 청원 대비 근로감독 실시율이 2019년(51.6%) 절반으로 떨어지더니 2019년 33.1%, 2021년 31.9%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에는 20%대(29.2%)까지 줄었다.
이들 노동단체는 “노동부가 사실상 제도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라며 “실제로 근로감독 청원을 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절당하거나 신고 후 익명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진정 사건의 처리 기간은 25일로 돼있고 해당 기간내 처리가 어려운 경우 25일의 기간으로 한 차례 더 연장도 가능하도록 정해놨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16년 근로감독관 1인당 사건은 307건에서 2021년 157건으로 49% 줄었고 1인당 사업장 수는 2016년 1646곳에서 2021년 1,073건으로 35% 감소했다”며 “하지만 평균 처리 일수는 2016년 48.1일에서 2021년 41.6일로 4.2% 줄어드는데 그쳤다”며 늑장 처리라고 했다. 사건 진정인에게 해야 할 통보도 늦다는 것이 이들 노동계 주장이다.
근로감독관 갑질 문제를 개선키 위해서 이들 노동계는 여러 제안을 했다. 근로감독관의 질적 역량 강화, 근로감독관 규정 위반 전담 신고센터 운영, 사건 처리 절차 및 진행 상황 고지, 재진정 지침 개정, 진정인 입증책임의 경감 등을 요구했다.
직장갑질119 소속 권호현 변호사는 “법이 근로감독관에게 막강한 권한을 준 건 근로관계는 생계와 직결돼 신속을 요하기 때문이고 직장인의 눈물을 빠르게 해결하라는 취지”라며 “그런데 적잖은 국민들은 ‘신고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신뢰 추락을 엄중히 인식하고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안전신문(https://www.safetynews.co.kr)